가끔 중국이나 터키에서 뜨개실을 직구한다. 한국은 그람 당 가격이 경쟁력 없이 비싸거나 원하는 종류의 실이 없을 때 직구하는데 그래도 배송 기간이 짧고 (DHL Express는 터키에서 한국까지 이틀이면 오긴 한다) 한국실 퀄리티가 좋아서 또는 색상을 잘 뽑아서 한국에서도 실을 더 자주 사는 편이다.
우선 영어 패턴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실은 #4 (Medium, Worsted) 규격인데 한국에서는 좀 두꺼운 편에 속해서 원하는 느낌의 실을 찾는게 좀 힘들 때가 있다. 요즘은 통통이 코튼실을 쓰고 있는데 실이 부드럽고 색깔도 예쁘다. 단점이라면 역시 가격? 근데 미국에서 Lily Sugar'n Cream을 직구 할 때 내는 배송비랑 다 포함해서 비교해보면 좋은 대체품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한국에서 실을 구매할 때 주어지는 정보는 영미권에 비교하면 주먹구구 식이다. 섬유정보와 무게 그리고 두께 정도? 가끔씩 길이가 주어지기도 하는데 정말 가끔씩이다.
무게는 주어지는데 Yardage는 알 수 없다.
Yardage란 항공 마일리지 (mileage)처럼 길이규격+age로 해당 규격으로 잰 총 길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처럼 미터법을 사용하면 meterage. 영미권은 미국 바로 위 캐나다부터 미터법을 쓰기 때문에 실에는 무게 (g/oz)와 길이 (yard/meter)는 규격이 두 개씩 표시 된다.
Yarnspiration은 미국의 대중적인 실들이 모여있다. 무료 패턴들도 많아서 패턴들 고르다가 시간이 금방 간다.
여기서만 몇 백개 다운 받은 거 같다.
특히 미국 기준으로 가격도 착하고 용량도 많아서 꾸준히 사랑 받는 실로는 Super Saver라는 실이 있다. 특히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proudly Made in USA" 제품이다. 30년 이상 사랑 받고 있다는 아크릴실은 가성비 때문에 장수하는게 아닌가 싶긴 하다.
Ball size에서 무게와 길이가 주어지는 것이 보인다.
대부분 섬유회사에서 뿌리는 무료도안에는 "우리제품 A실을 #볼 사용하세요" 라고 나온다. 하지만 한국에서 대체품을 사용하려고 한다면 단순하게 실의 무게만 확인해선 부족하다. 실이 정말로 같은 규격이라고 한다면 (굵기와 타래 당 무게가 동일) 문제 없겠지만, 가령:
A) 타래 당 무게가 다르다.
단순하게 A실은 타래 당 100g인데 내가 쓰려는 B실은 50g이면 당연히 준비해야 하는 타래 수는 두 배로 늘어난다.
B) 실 굵기가 다르다.
이런 경우가 훨씬 더 흔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실 굵기가 주어지는게 대부분이니 그걸 비교하면 간단하긴 하겠지만, 비교 대상인 외국실은 알 길이 없다. 간혹 AliExpress에서는 실 굵기도 알려주긴 하지만 거긴 섬유 정보가 확실하지 않아서 복불복이다.
이런 경우 주어진 도안에 나오는 실의 정보를 먼저 확인해보자.
예를 들어 내가 이 숄을 만든다고 하자. (도안번역은 곧 올릴 예정)
여기에 Red Heart사의 Soft Essenstials이라는 실이 비스킷 색상으로 총 8볼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실은 타래 당 141g에 120미터이다.
이 패턴을 완성하려면 141 x 8 = 1,128g / 120 x 8 = 960m가 소요된다는 말인데, 단순하게 내 맘대로 "난 얇은 실이 좋으니까 모헤어로 사서 해야지!"하고 총 무게 만을 보고 1 kg의 모헤어를 산다면 아마 저 숄 세 개는 뜰 정도의 양을 사게 되는 꼴이다.
Bulky #5 카테고리는 우리나라에서는 꽤 두꺼운 실로 겨울 목도리 용 실들이 이런 두께다.
두꺼운 실은 같은 무게라도 길이가 짧다.
실 두께: A > B 인데
타래 당 무게: A = B 일 때,
타래 당 길이: A < B 이다.
단순하게 무게 만을 보고 실을 구매하게 되면 도중에 뜨다가 실이 부족하거나 애초에 실이 너무 많은 문제가 생긴다. 굵기가 얇은 실을 선택하게 된다면 그에 맞춰서 구매량을 결정해야 한다.
내가 여기서 나온 Soft Essentials이 아닌 위에 언급했던 Super Saver실로 한다고 했을 때, Super Saver실이 더 얇으니까 구매하는 양도 줄어들 수 있다.
Soft Essentials | Super Saver | |
섬유 | 아크릴 | 아크릴 |
무게 | 141g | 198g |
길이 | 120m | 333m |
게이지 | 5 - Bulky | 4 - Medium |
도안에 필요한 총량 (960m 기준) |
1,128g = 8 볼 |
|
타래 당 무게가 더 높고 길이도 긴 실을 선택했을 때, 필요한 실의 양이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실의 두께가 얇기 때문에 필요한 타래의 개수가 더 줄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소규모로 실을 제작해서/수입해서 판매하는 곳들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서 판매)의 경우 실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더더욱 알기 힘들다. 대용량 콘사 같은 경우 더 그런데, 만약에 실 판매자들이 이 글을 본다면 제발 타래 당 길이 표시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미국식 카테고리를 받아들여서 사용하는 건 어떨까 싶다.
이 내용은 여기서 확인 ↓
2019/10/18 - [하고 싶은 것들/손뜨개] - [#rant] 한국은 뜨개실 기준이 불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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